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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쇼펜하우어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승해tmdhey 2023. 2. 12.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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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나의 표상이다


쇼펜하우어



19세기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대표적인 염세주의 사상을 가진 철학자이다. 그에 의하면, 우리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전혀 없으며 고통의 연속이다. 질병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자연재해, 착취, 궁핍을 겪지 않을 만큼 운이 좋다고 해도, 우리 삶은 남들보다 아주 조금 나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욕구와 욕망이라는 역학이 인간을 구조적으로 쉼없이 분투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쇼펜하우어는 주장한다.

 

염세주의 (厭世主義)
세계와 인생에는 아무 가치가 없으며 개선이나 진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사고방식


인간은 존재하는 한 끝없이 갈구한다. 산다는 것은 욕망한다는 것이고, 모든 욕망은 부재를 전제한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한, 부재로 인한 고통을 겪게 된다.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고 해도, 그 기쁨은 곧 사라지고 또 다른 무언가를 갈구하게 된다. 즉, 인간은 욕망이 안 채워지면 결핍으로 고통스럽고, 욕망이 채워지면 권태로 고통스러운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의 의지는 무한하지만 충족에는 많은 제한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욕망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언가를 이룬 대가로 고통의 부재를 얻어 행복과 쾌락을 잠시 느낄 수 있지만 잠시일 뿐, 욕망하는 한 고통은 다시 찾아오게 된다.

화가 빌헬름 부슈가 그린 쇼펜하우어와 푸들

쇼펜하우어의 주저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는 방법론적으로 '표상의 세계'와 '의지의 세계'로 구분하며 세계의 본질과 그 속에서 전개되는 삶이 왜 고통스러운지 설명한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의지'는 인간의 맹목적인 감성인 '욕망', '갈구함', '추구', '노력', '고집'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표상'은 인식론적으로 칸트가 사용하는 용어로서, 마음 밖에 있는 어떤 물체나 대상에 대해 가지는 심상을 표현하는 개념이다. 쇼펜하우어는 맹목적인 삶의 의지가 우리를 끊임없이 고통의 세계로 이끄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여기서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는 단지 '삶이란 무의미하다'는 비관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다. 염세주의적인 사상을 통해 (형이상학적)의지에 의해 이끌려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적인 삶에 대해 설명해주고자 하는 것이고, 이어서 어떻게 하면 맹목적인 의지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고통을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길을 제시해 주고자 한다.
첫째로 그가 제시한 방법은, 심미적 해탈이다. 심미적 해탈이란 천재적인 예술가들 작품 속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황홀감을 말하며,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가 잠시나마 삶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것 역시 삶의 고통으로 부터 일시적으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둘째로 제시한 방법은 바로 의지의 부정을 통한 "윤리적 해탈"이다. 윤리적 해탈이란 고통의 원인인 의지 자체를 억제함으로써 누리는 영속적인 해탈의 경지를 말하는데, 이 것이야 말로 우리를 영속적인 해탈로 이끄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충동과 욕구를 거스르는 철저한 금욕 생활을 할 때 비로소 무아경이나 황홀경의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쇼펜하우어는 고통의 원인이 욕망이라고 볼 때,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욕망을 버림으로서 열반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즉, 생의 의지를 부정하여 인식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삶을 영위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의지의 부정을 논의할 때, 의지의 부정이 자살과 같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자살하려는 충동이야말로 맹목적인 의지에 의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삶 자체는 인간이 아주 신중하고 걱정스러워 하면서 회피하려고 하는 암초들과 소용돌이로 가득 찬 바다이다. 비록 인간은 모든 노력과 기술을 통해서 이것들을 헤쳐나간다고 하다더라도 오히려 이 때문에 매번 엄청나고, 전체적이며 피할 수 없고 치유할 수 없이 배를 침몰(Schiffbruch)시키게 된다. 즉 인간을 조정하는 죽음에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죽음은 고생스러운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지이며 인간에게는 그를 사로잡고 있는 모든 암초들보다도 더 지독한 것이다.
[의지와 표상의로서의 세계-쇼펜하우어]

 

그렇다면 어떻게 맹목적인 삶의 의지를 부정할 수 있을까?그렇다면 어떻게 맹목적인 삶의 의지를 부정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이기주의를 부정하는데서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기주의는 삶의 의지에 대한 적극적인 긍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기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우리를 삶의 의지에서의 맹목성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두 번째를 설명하기에 앞서, 쇼펜하우어는 (윤리학의 두 가지 근본문제들에서) 인간행동의 동기를 세 가지로 구분한다. 인간 행동의 동기 첫째는 이기주의로, 자신의 평안만을 간절히 추구하는 것이며 그 한계가 없는 것이다. 인간 행동의 동기 두 번째는 악함인데 이것은 다른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으로 작용한다. 세 번째 동기는 동정심으로, 이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전적으로 타인의 평안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세 번째 인간행동의 동기인 '동정심'이 의지의 부정을 가능하게 하는 두 번째 방법임을 알 수 있다.
즉, 이 두 방법은 통합되는데, 동정심을 통해서 이기주의를 버림으로써 의지를 부정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쇼펜하우어는 여성혐오 철학가로도 악명높다. ‘여자는 오로지 종의 번식을 위해서만 창조되었다.’, ‘여자는 마음속으로 남성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여성이 할 일은 돈을 써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는 힘이 약한 탓에 힘보다는 술책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나는 여자보다 개가 좋다.’ 등, 그의 어록만 보아도 얼마나 심한 여성혐오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여성혐오는 어머니께 사랑받지 못한 소년의 외로운 외침이 아니었을까.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다음과 같이 쇼펜하우어를 평가한다.

 

"오늘날 문화가 이토록 천박하지고 황폐해지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기운찬 줄기와 가지를 내뻗을 수 있는 생명력을 지닌 뿌리 하나라도, 비옥하고 건강한 토양 한 줌이라도 찾으려고 헛되이 애쓴다. 그러나 도처에는 먼지와 모래뿐이니 모든 것은 마비되고 탈진해서 죽어간다. 이런 상태에서 마음 한 자락 둘데 없이 고독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자기상징은 뒤러가 그려서 우리에게 보여주는 '죽음과 악마와 동행하는 무장 기사'이다. 무쇠처럼 굳센 눈빛과 철갑옷으로 무장한 이 기사는 자신의 끔찍한 동행자들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희망도 품지 않으면서 자신의 말을 타고, 자신을 따르는 개와 함께 험난한 길을 혼자서 고독하게 걸을 줄 안다. 뒤러가 묘사한 이 기사가 바로 우리의 쇼펜하우어와 같다. 그는 모든 희망을 잃고도 진리를 추구했다."

 

20세기 전반부에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바탕으로 자신의 철학을 시작했다.
괴짜, 여성혐오 철학가 등 이상한 별명이 많은 철학가이기는 하지만 그의 철학은 분명하게도 근대 철학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 우리들에게도 많은 철학적 질문들을 던져줌에 있어서 매우 뛰어난 철학자였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철학] 서양철학자 순서별 정리 -고대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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